오늘, 한국 대중문화에 큰 자취를 남긴 배우 김수미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향년 75세.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수많은 추억과 따뜻한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별 소식이 믿기지 않습니다.
MBC공채 탈런트 대뷔
김수미님은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여 54년 동안 한결같이 대중 앞에 서며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셨습니다. 때로는 강렬한 말투로 "욕쟁이 할머니"의 유쾌함을 선사했고, 때로는 삶의 진솔함과 깊은 연기를 통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전원일기 속 일용엄니로서의 역할까지, 그의 모습은 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특히, 29살에 노역을 맡으며 "욕심이 생겼다"던 그 시절의 도전은 연기자로서 그의 열정을 짐작하게 합니다.
배우김혜자님과의 진한우정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그의 진정한 친구 김혜자님과의 우정 이야기는 정말 영화처럼 아름답습니다. 사업 실패로 힘들어하던 김수미님에게 김혜자님이 자신의 전 재산을 내밀며 "아프리카가 여기 있다"라고 했던 그 장면, 그들의 우정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 삶의 의지와 용기를 보여주는 하나의 이야기로 남아 있습니다.
수미네반찬
김수미님은 예능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빛냈습니다. 수미네 반찬, 밥은 먹고 다니냐 등에서 보여준 그의 손맛과 따뜻한 위로는 집밥처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습니다. 1988년, 시어머니를 잃었던 급발진 사고 후 3년 동안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고, 심지어 생의 끈을 놓으려는 생각까지 했다는 고백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삶이란 이렇게 버겁고도 무겁지만, 그는 그 속에서도 살아남아 대중에게 웃음과 사랑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최근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전해진 비보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김수미님이 떠난 자리는 더없이 크고 깊습니다. 그의 빈소는 한양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이제는 편히 쉬시길 바라며, 김수미님이 남기신 웃음과 감동을 오래도록 가슴 속에 간직하겠습니다.